유물을 만나다 (25)연적(硯滴)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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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적은 물을 담는 용기로 수적(水滴) 또는 수주(水注)라고도 하며, 벼루에 물을 부어 먹을 갈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쓰였다. 연적의 재질은 구리나 옥, 돌 등이 있고, 도자문화가 정착하면서 다른 문방구와 함께 도자기로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도자기 연적의 경우 원형, 사각형, 보주형, 고리형, 부채형을 비롯하여 복숭아, 물고기, 거북이, 두꺼비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형태에 관계없이 대개 물이 나오는 부위와 물과 공기가 들어가는 두 개의 작은 구멍이 있어 쉽게 물을 담고 따를 수 있게 되어 있다. 연적의 장식은 청화나 철화, 동화 등으로 다양한 문양을 그리거나 채색했으며, 중국에서는 도자기 연적에 문양을 장식하는 외에도 여러 색의 유약을 입혀 화려한 장식 효과를 더하기도 했다. 지금 남아 있는 것들은 대부분 조선시대 만들어진 백자연적들이지만, 청자나 분청사기로 만들어진 연적 또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우리나라에 연적이 쓰이기 시작한 때는 일반적으로 벼루를 사용하기 시작한 삼국시대부터로 생각되며, 조선시대에는 그 수요가 더욱 많아졌다. 선비문화가 생활문화로 정착되면서 선비들은 물론 수시로 글을 적고 기록해야 하는 관리들이나 장사꾼 등 글을 쓰던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였고, 사방탁자 위에 얹어놓고 바라보는 완상품이 되어 옛 사람들의 필기문화와 생활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백자양각두꺼비장식연적(사진)은 연잎 위에 앉아 있는 두꺼비를 조각하였다. 연적 가운데 특히 두꺼비를 조각한 것이 많이 남아 있는데, 두꺼비가 액운(厄運)으로부터 집을 지켜주고 복을 가져다주는 신령스러운 동물인 동시에 지혜의 동물로 여겨졌기 때문에 두꺼비 모양의 연적을 많이 만들어 애용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