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70) 활옷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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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옷(闊衣)은 고려 및 조선시대에 공주, 옹주의 대례복(大禮服)이었으나 나중에는 민간에서도 혼례복으로 사용되었다. 명(明)나라의 복식인 장배자(長背子)의 영향을 받아 한국식으로 변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활옷이라는 명칭은 화의(華衣)가 화의(花衣), 활의(闊衣,豁衣)로 발음이 변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양 옆길은 트임 형식으로 제작되었고 앞길은 두 폭, 뒷길은 한 폭으로 하여 뒷길은 앞길보다 20cm 정도 길다. 여기에 깃은 달지 않으며, 뒷고대만 박고 흰색의 동정을 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활옷은 붉은색의 겉길에 청색의 안감을 넣어 만드는데 이는 남녀와 우주의 음양을 상징한다. 겉길에는 연화·모란·봉황·원앙·나비를 비롯하여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 문양이나 이성지합(二姓之合), 만복지원(萬福之源),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 등의 문자를 수놓아 새 인생을 출발하는 신부를 위해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패턴으로 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본 소장품은 민간의 혼례용으로 홍색비단에 마주보는 원삼깃을 붙인 후 그 위에 넓은 동정을 댔다. 여밈은 고름을 이용하였다. 넓은 소매형태를 띄고 있으며 소매 자락에는 3색의 색동천과 함께 흰색의 한삼이 달려 있다. 겉길에는 화려하고 다양한 자수가 수놓아져 있는데, 앞길 어깨에는 연꽃을 든 동자문(童子文)과 그 아래에는 파도문, 봉황문, 모란문양을 확인할 수 있다. 뒷길 어깨부분에는 신랑‧신부의 새로운 앞날을 축복하는 ‘백복지원(百福之源)’과 ‘이성지합(二姓之合)’의 문자를 수놓았고, 아래 부분에도 학과 모란문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