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중교통의 물결, ‘한강버스’와 ‘자율주행버스’
새로운 대중교통의 물결, ‘한강버스’와 ‘자율주행버스’ 서울시는 최근 한강을 활용한 새로운 교통수단 ‘한강버스’와 도심 ‘자율주행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대중교통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한강버스는 수상 이동의 가능성을, 자율주행버스는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교통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교통수단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 뒤에는 여전히 안전성, 효율성,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특히 한강버스의 경우 정식 운항 시작 열흘 만에 네 차례의 사고와 운항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내 최초 수상 교통수단, 기대와 불안 속 출발 ▲ 운행중인 한강 버스 (사진: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5100001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utm_campaign=sharing) 지난 8월 18일 오전 11시, 서울시는 마곡에서 잠실까지 28.9km 구간을 오가는 한강버스의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한강버스는 도심 교통 혼잡 완화를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한강이라는 자연 인프라를 활용해 편의성을 높인 국내 최초의 수상 대중교통이다. 선박은 망원, 여의도, 옥수, 압구정, 뚝섬 등 7개 선착장을 거쳐 하루 14회 운항된다. 그러나 운항 시작과 동시에 잇따른 고장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운항 초기부터 전기계통 이상, 방향타 고장 등 선박 결함이 반복되었고, 결국 서울시는 8월 28일 승객 탑승을 전면 중단한 채 10월 말까지 무승객 시범운항을 실시했다. ‘새로운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홍보된 한강버스가 안정성 확보에 실패하며, 시민의 신뢰는 떨어졌다. ▲한강버스 시범운항 전환 안내문 (사진: https://www.hgbus.co.kr/) 불안한 출항의 이면, 허술했던 안전 점검 한강버스의 사고 원인으로는 안전 점검과 인명 구조 훈련의 미흡이 꼽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개통 전 총 7건의 재난 대비 훈련을 진행했지만, 실제 승객 대피나 구조 상황을 가정한 훈련은 3건에 불과했다. 한강버스는 최대 199명을 태울 수 있음에도 훈련 시 가정된 승객 수는 10명 내외로, 대규모 인명피해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8월 25일 시행된 퇴선 훈련에서는 15명만이 참여했으며, 물에 빠진 승객을 구조하는 훈련에서도 8명만을 가정했다. 이해식 의원은 ‘수상 교통은 사고 발생 시 구조가 어렵고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서울시는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전대책 미비 속에서 시작된 한강버스 운항은 결국 반복된 고장으로 중단되었고, 무리한 도입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재운항된 한강버스 또 항로 이탈 사고 시민 무탑승 운항으로 전환되었던 한강버스는 11월 1일 오전 9시 운항 재개 이후 시험 운항을 이어오던 중, 11월 16일 항로 이탈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안전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며 운항 전반에 대한 보완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운항 재개 전 한 달간 300회 이상 반복 운항을 진행하며 선착장 접안, 교각 통과 등 안정성 강화 훈련을 시행해 왔다. 사고 이후에는 기존 훈련 내용을 추가 보완하고, 선박 통제 절차와 위험 대응 매뉴얼을 강화하는 등 안전 확보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또한 예비 선박을 상시 배치해 결항을 줄이고, 돌발 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해 탑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보완 조치를 거친 한강버스는 동절기 기상 상황을 고려해 내년 3월까지 하루 16회, 1시간 30분 간격으로 운항할 예정이다. 노선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총 7개 선착장(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을 경유하고, 요금은 편도 기준 성인 3천 원, 청소년 1천800원, 어린이 1천100원이다. 자율주행버스 한강버스가 불안한 출발을 시작한 가운데, 기술 혁신을 접목한 자율주행버스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 도심 한복판 청계천 도로 위에서 운전석과 핸들, 브레이크가 전혀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청계 A01‘이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이는 서울시가 처음 도입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버스로, 국내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ROii’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청계 A01’은 국제 자동차 기술 협회(SAE) 기준 고도의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모든 주행 상황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지만 제어를 포기할때만 안전관리자가 필요한 수준인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으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하지만 완전 무인 단계인 레벨5에는 이르지 않았다. 돌발 상황이나 어린이보호구역 통과 시에는 차량 후방의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을 이용해 수동 조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차량 외부에는 라이다(LiDAR), 8대의 카메라, 레이더 센서가 탑재되어 주변 차량과 보행자를 인식하며, 내부 대형 모니터에는 주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최대 시속은 40㎞지만 안정성을 위해 약 20㎞로 서행하며, 도심의 복잡한 환경에서는 신호나 보행자 등으로 인해 잦은 정차가 발생한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세운상가–광장시장을 연결하는 왕복 4.8km 구간을 하루 11회, 30분 간격으로 순환 운행한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행되며, 차량은 최대 8명을 수용하고 휠체어석도 마련되어 있다. 현재는 무료 시범 운행 중이지만, 서울시는 2026년 하반기 유료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통카드 태그를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수도권 환승 할인과 기후동행카드 혜택도 유지된다. 그리고 청계천에서의 시범 운행이 끝나면, 향후 야간 운행과 노선 확장을 검토해 완전 무인 셔틀로 발전시키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효율성과 기술적 혁신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도심 환경에서는 아직 돌발 상황 대응과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문제가 남아 있어, 향후 기술 고도화와 안전 검증이 필수적이다. ▲ ‘청계 A01’ 외관 (사진: https://www.fnnews.com/news/202509231357211304) ▲ ‘청계 A01’ 내부 (사진: https://www.news1.kr/local/moi/5921862) 새로운 대중교통 상용화에 대한 의문과 적절한 조치의 필요성 한강버스와 자율주행버스의 도입은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대중교통의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상용화를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기술적 안정성, 돌발 상황 대응 능력, 법적 기준 마련, 그리고 시민들의 신뢰 확보가 그 핵심이다. 특히 완전 무인 운행을 목표로 하는 기술들은 예측 불가능한 도심 환경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범 운행 단계에서의 충분한 데이터 축적과 문제점 보완이 필수적이며, 정부와 지자체의 면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한강버스와 자율주행버스가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과 제도적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때, 자율주행버스의 상용화는 비로소 현실이 될 것이다. 이은탁, 정수형 기자